8개월 동안… 준희 가족의 추악한 연극

 

 

4월 27일 군산 야산에 유기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5)양이 29일 오전 4시 45분쯤 군산시 내초동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준희양을 암매장한 사람은 친부 고모(36)씨와, 동거녀 이모(35)씨의 어머니 김모(61)씨였다. 친부 고씨는 딸을 암매장하고 나서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해왔다. 또 8개월 가까이 딸이 살아 있었던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속이며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만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암매장 딸 생일 돌아오자 미역국 돌려

전주 덕진경찰서는 지난 28일 오후 8시쯤 준희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친부 고씨와 동거녀의 어머니 김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26일 오후 6시쯤 김씨는 전주 인후동 집에서 준희양에게 저녁밥을 먹이고 잠을 재웠다. 당시 준희양은 김씨가 맡아 양육하고 있었다. 야간 근무를 마친 친부 고씨는 27일 오전 1시쯤 딸의 옷을 가져다주러 김씨 집에 도착했다. 고씨는 이때 이미 준희양이 입에서 토사물을 뱉어낸 채 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와 고씨는 오전 1~2시 사이 준희양을 김씨 승용차의 트렁크에 싣고 군산의 한 야산으로 갔다. 고씨의 할아버지 묘가 있는 곳이었다. 이들은 깊이 30㎝ 정도 구덩이를 파고 준희양을 묻었다. 준희양이 평소 갖고 놀던 자동차 장난감과 인형을 함께 매장했다. 암매장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였다. 고씨는 범행 후 김씨를 집에 내려주고 자신이 사는 완주군의 아파트로 돌아갔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동거녀 이씨에게 연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7123000162_0_20171230080236405.jpg?ty



가족들은 준희양을 암매장한 뒤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고씨는 김씨에게 딸을 맡긴 지난 4월부터 김씨 계좌에 매달 양육비 조로 50만~70만원을 보냈다. 준희양이 숨진 뒤에도 이전과 다름없이 매달 송금했다. 이웃에 준희양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집 안에 준희양의 생필품·의류·장난감 등을 진열해 놓았다. 동거녀 이씨는 준희양 생일인 지난 7월 22일엔 미역국을 끓여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씨는 이날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우리 준희는 잘 있다"며 연기했다. 이씨의 어머니 김씨는 지인 모임에서 "아이 때문에 일찍 들어가야 한다"면서 서둘러 귀가했다. 경찰은 "수사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고 했다.

이들은 수사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었던 휴대폰도 실종 신고 전에 빼돌렸다. 고씨는 지난 10월 31일 전주시 덕진구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새로 개통했다. 동거녀 이씨와 이씨 어머니 김씨는 지난달 14일에 같은 곳에서 휴대폰을 바꿨다. 그러면서 직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은 빼돌려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줬다.

◇휴대폰 위치 기록으로 압박하자 실토

경찰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7일 만인 지난 15일부터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인력 3000명과 헬기, 고무보트 등을 동원해 준희양이 실종된 원룸 반경 1㎞를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하지만 세 사람이 각본을 미리 짜놓은 탓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진술만 하고, 불리한 정황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하거나 부인했다. 경찰이 거짓말 탐지기와 법 최면 조사를 하려 했으나 "우리는 피해자"라며 응하지 않았다.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은 경찰의 휴대폰 위치 추적과 통화 기록 조회로 들통났다. 경찰은 고씨와 동거녀 이씨의 어머니 김씨가 암매장 당일 군산에 함께 있었던 이유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 이날 이후로 두 사람이 평소와 달리 자주 통화한 점도 캐물었다. 결국 28일 오후 8시쯤 고씨가 "준희를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고씨는 29일 새벽 준희양을 찾고자 경찰이 수색하는 현장에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났다. 취재진 질문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경찰에서 "전처와 이혼 소송 중인데, 준희가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 양육비 분담 문제에서 불리해질 것 같아 시신을 유기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전처와 2남 1녀를 뒀다. 준희양이 막내딸이다. 고씨의 두 아들은 전처가 돌보고 있다. 경찰은 준희양 시신을 수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준희양이 살해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며 "동거녀 이씨의 신병을 확보해 공모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번호 제목 날짜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267 추자도 해상 실종선원 2명 수색 총력…잠수사 41명 투입 [1] 2018.01.01 메뚜기 78 0
266 스키타던 초보·스노보더 충돌…2명 사상 2017.12.31 메뚜기 168 1
265 "다른 남자와 왜 술마셔"…동거녀 주점에 불 지른 40대 붙잡혀 2017.12.31 메뚜기 188 1
264 화재로 어린아이 3명 사망…20대 친모 술취해 "죽고싶다" [1] 2017.12.31 메뚜기 136 0
263 고준희 양 시신 유기…그들은 치밀하고 냉정했다 [1] 2017.12.31 메뚜기 150 0
262 제왕절개 때 태아 손가락 절단…서울대병원, 10개월 ‘나 몰라라’ 2017.12.30 메뚜기 336 0
» 8개월 동안… 준희 가족의 추악한 연극 2017.12.30 메뚜기 283 0
260 [Why] 수능 대신 공무원 시험… 교복 입은 그들, 왜 '공딩족'이 됐을까 2017.12.30 메뚜기 115 0
259 아파트 11층 베란다서 이불 털던 50대 남성 추락사 2017.12.30 메뚜기 165 0
258 암매장한 날, 親父는 인스타그램에 "ㅋㅋ" 2017.12.30 메뚜기 153 0
257 모텔서 프로포폴 투약 의사 벌금형 2017.12.28 메뚜기 364 0
256 반려인 10명 중 2명, 미용·진료비 등으로 한달에 10만~30만원 사용 2017.12.28 메뚜기 213 0
255 50대 이상 부부 적정생활비 월230만9000원 2017.12.28 메뚜기 299 0
254 아이도 안낳고 결혼도 안하는 한국 2017.12.28 메뚜기 500 0
253 경찰, 신생아 사망 이대목동병원 간호사 등 2명 소환조사 [2] 2017.12.26 메뚜기 254 0
252 3m 아래 계곡 추락한 승용차서 20대 숨진채 발견 2017.12.25 메뚜기 422 1
251 고준희양 실종 37일째 '오리무중'…경찰, 빗속 수색 이어가 2017.12.24 메뚜기 834 0
250 하늘도 울었다…노모·딸·손녀 함께 보낸 영결식 눈물바다 [1] 2017.12.24 메뚜기 679 0
249 여성 사우나 밖에서만 “대피” 외친 건물주, 초동대처 논란 [7] 2017.12.24 메뚜기 264 0
248 20명 사망 여탕, 비상구 아는 직원들 해고당해 없었다 [2] 2017.12.24 메뚜기 269 0
247 檢 '김포공항 쇼핑몰 동료 살해' 30대에 징역 20년 구형 2017.12.22 메뚜기 692 1
246 “투신 막으려…” 9층 아파트 외벽타고 오른 경찰관 추락사 2017.12.22 메뚜기 370 0
245 "귀신 내쫓아 줄게" 40대女 숨지게 한 사찰법사 징역 2년 2017.12.22 메뚜기 265 0
244 경차보다 더 작은 '초소형 자동차' 생긴다 2017.12.22 메뚜기 265 0
243 "여보 살려줘" 제천 화재 희생자들 절박했던 마지막 통화 2017.12.22 메뚜기 53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