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처조카 합격시키려 … 91점 지원자 16점으로 조작

 

 

전주 탄소융합기술원 채용 비리
정동철 원장-인사담당 직원 입건
전주시 출연기관인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원장의 처조카를 채용하기 위해 다른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22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전주 덕진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정동철(51) 원장과 탄소기술원 인사 담당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 원장은 지난해 4월 탄소기술원 행정기술직 마급(공무원 9급 상당) 직원을 뽑는 과정에서 인사 담당 부서장과 실무자에게 지시해 처조카 A씨를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다. 

앞서 지난해 12월 전국 1190개 공공기관 및 유관단체에 대한 정부 특별 점검에서 탄소기술원의 채용 비리가 적발돼 경찰에 고발됐다. 당초 탄소기술원은 “실무자가 면접위원의 평점 점수를 집계표에 잘못 옮겨 적었다”고 해명했다. 단순 실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해당 합격자는 정 원장 부인 친언니의 아들(처조카)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말 압수수색에서 인사 담당자들이 사용하던 컴퓨터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인사 담당 실무자는 필기 점수가 낮은 정 원장의 처조카를 합격시키기 위해 외부 면접위원이 상위 지원자에게 준 91점을 16점으로 고쳤다. 인사 담당자들은 정 원장과 A씨와의 관계를 모른 채 합격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A씨는 다른 업무를 보면서 정 원장이 장거리 출장을 갈 때 공용차를 몰았다고 한다. 현재도 근무 중이다. 정 원장은 경찰에서 채용 절차를 어긴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인근 기관장이 운전기사의 협박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해 처조카를 뽑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은 없었다. 

정 원장은 청와대에 말발이 먹히는 전북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참여정부 시절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국정과제비서관으로 일했고 우석대에 함께 근무하기도 해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원장은 이날 전주시에 사직서를 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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