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폭행 당한 궁중족발 건물주 "계약 끝났는데 나가란 말도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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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촌의 '본가궁중족발' 앞에서 법원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가게 앞을 막아서고 있다.[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계약기간이 끝났는데 나가란 말도 못하는 나랍니까.” 

지난 11일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이모(61)씨는 "억울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체부동에 위치한 자신의 건물 1층 궁중족발 세입자 김모(54)씨가 휘두른 망치에 맞아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었다. 임대차 갈등 끝에 세입자가 건물주를 폭행한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다. 세입자 김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상태지만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과도한 임대료를 요구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비난 여론도 쏟아졌다. 

그간 침묵하던 이씨는 할말이 많은듯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2016년 1월 임대료 인상 요구. 당시 건물을 매입한 이씨는 종전(보증금 3000만원, 월 297만원)의 4배인 보증금 1억원, 월1200만원으로 임대료를 올렸다. 이씨는 “(사실상)임대료를 올린 게 아니라 계약이 끝나면 나가달라고 한 것”이라며 “5월 계약만료 뒤 건물 리모델링을 해 새로 임대료를 매길 때 우선권을 주겠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가 이를 거부해 4월부터 명도소송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세입자, 권리금 2억원 요구" VS "권리금 요구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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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골목에서 서촌 궁중족발 사장 김모씨가 건물주 이모씨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 [연합뉴스]
 
 
 

이씨는 1심이 끝나고 김씨에게 타협을 제안했다고 했다. "월 600만원 임대료를 내고 1년 더 있거나 이사비를 받고 가게를 비우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가 이를 거부해 재판이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이후 월 1100만원을 내고 가게에 들어온다는 사람이 있었다”며 “김씨에게 권리금 6000만원을 준다고 했는데 김씨가 거부했다. 새로 들어오겠다는 사람의 권리와 내 재산권을 박탈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입자가 지난해 10월 첫 강제집행 이후에는 권리금 2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세입자 김씨 측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김씨의 법률대리인 김남주 변호사는 “김씨가 새 세입자를 찾아 권리금을 회수하려 부동산에 갔지만 ‘시세보다 임대료가 너무 높아 들어올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실제로 재판 중에 했던 임대료 감정평가에서 그 가게의 적정 임대료가 304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304만원은 이씨가 요구했다는 금액의 4분의1 수준이다. 

김 변호사는 법에 따라 이씨가 김씨에게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장해야 했다고 말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주변 건물의 보증금 등을 고려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는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는 없다. 김 변호사는 “현재 권리금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법원이 이씨에게 답변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법 보호 못 받아"…"법이 문제면 입법부에 문제제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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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촌의 '본가궁중족발' 앞에서 법원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가게 앞을 막아서고 있다.[연합뉴스]
 
 

폭행 사건 발생 당일에 대해서도 주장이 갈렸다. 이씨는 “강제집행 중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김씨 주장을 공개 검증하자는 문자에 김씨가 격분해 망치를 들고 이씨를 찾아왔다고 했다. 김씨는 2017년 11월 9일 2차 강제집행 과정에서 왼손가락 4개가 반 절단됐다며 이씨 및 강제집행 노무자들을 고소했다. 이씨는 김씨가 스스로 시너를 뿌리며 저항하다가 다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가 제시한 검찰의 불기소이유서에 따르면 ‘강제집행 과정에서 김씨를 끌어내다 왼손이 선반의 날카로운 단면에 베어 상해를 입은 사실’은 인정됐다. 다만 이 상해가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됐다. 김 변호사는 “당일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이씨가 ‘법은 내 편이고 너는 나한테 안 된다’고 김씨를 조롱했다”며 이 발언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자신이 세입자에게 한 제안과 요구가 모두 합법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명도소송은 2017년 10월 이씨의 승소로 끝났다. 이에 따라 지난 4일까지 총 12차례의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김씨는 매번 퇴거를 거부했고, 몸에 시너를 뿌리며 강하게 저항했다. 매일 아침 이씨 집 앞에서 확성기를 들었다. 이씨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법에 기대 재판을 한 건데 왜 법을 따르지 않느냐”고 했다. 

김씨 측은 절박한 세입자의 상황을 무시한 건물주의 횡포라고 항변한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보증금 3000만원 말고는 재산이 없다. 그마저도 개인 빚이 5000만원이 있어 권리금을 얼마를 받느냐에 따라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다. 김 변호사는 “퇴로를 막고 사람을 쫓아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데 김씨는 계약기간이 7년이라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며 “이를 독일처럼 10년 이상으로 보장하는 것이 최소한의 보호 방안”이라고 말했다. 
건물주 이씨는 “법이 문제면 입법부에 문제제기해야지 나한테 폭력을 행사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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