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파동 일주일… 일상이 바뀌었다

 

 

 [대구시민 "낙동강 페놀사태 반복, 못믿어" vs 대구시 "외국 기준보다 낮아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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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가창면 대림생수를 찾은 시민들이 가정에서 가지고 온 생수통에 물을 담고 있다. 1985년 옹달샘 형태로 발견된 대림생수는 지역의 한 기업에서 개발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생수를 공급(오전 6시~오후 6시)하고 있다. 최근 대구 수돗물에서 미규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알려진 후 주말 동안 수천 명이 물을 받기 위해 이곳을 다녀갔다/사진=뉴스1

 

 

#"집 근처 마트에서 생수가 동이 나 대구 논공에서 경남 창녕까지 30분 차 타고 가서 생수 사왔어요." 대구 달성군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김미영씨는 지난 22일 대구 수돗물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는 보도 이후 먹는 것은 모두 생수를 사용한다. 김씨는 "쌀 씻는 것도 생수로 짓는다. 내 주변 사람들도 다 그렇다"며 "대구시에서 괜찮다곤 하는데 아직 믿기 힘들다"고 걱정했다. 

지난 22일 대구 수돗물 파동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시민들은 아직도 '찜찜하다'는 반응이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환경부 등이 문제가 없다고 거듭 밝히고, 지난 25일엔 환경부 차관까지 나서 대구 수돗물을 마시기도 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환경단체와 대구 시민들은 취수원 이전 등 좀더 확실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생수 품귀현상…재난영화 방불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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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트 관계자가 진열대에 생수를 채워 넣고 있다./사진=뉴스1

 

시민들의 불안감은 생수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다. 27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2일 대구방송 TBC에서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보도를 한 당일 대구 지역 6개 매장의 생수 판매율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무려 770% 올랐다. 23일엔 350%, 25일엔 257% 증가했다. 대구 성서 이마트 관계자는 "22일 3일치 생수 물량이 3시간도 채 안돼 동이 났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정지민씨(27·가명)는 "대형 마트에 장을 보러 갔더니 '생수를 사러 온 사람이 너무 많아 제 시간에 매장 문을 닫지 못할 것 같다'고 입장을 막았다"며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구시 "과불화화합물 해외 권고 기준보다 낮아 문제없어"

시민들이 마주하는 혼란과 달리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상수도사업본부에 관계자는 "지난 12일 낙동강수계에서 과불화화합물 오염원을 찾아 배출원 차단 작업을 완료했다"며 "구미에서 상수원까지 거리를 감안할 때 20일 정도면 유해물질이 모두 빠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대구 문산·매곡 정수장에서 검출된 과불화화합물 중 발암물질로 지정된 과불화옥탄산(PFOAGroup 2B)은 지난 22~25일 0.012∼0.018㎍/L로, 외국 권고기준(캐나다 0.6㎍/L·WHO 0.4㎍/L)에 비해 훨씬 낮고, 발암물질이 아닌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은 수질기준으로 설정한 나라가 많지 않을 뿐더러 건강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카펫 청소제 등에 사용되며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임산부와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과불화옥산탄은 발암물질로 분류돼 몸 속에 쌓이면 생체 독성을 일으켜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대구시민 "애초 발표 안한 것부터 불신…취수원 이전 등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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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곡 정수장/사진=대구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

 

대구시의 발표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대구 시민 250만명 중 무려 84%인 210만명이 마시는 매곡과 문산 정수장에서 지난달 21일과 24일 유해물질이 검출됐는데 이를 미리 알리지 않은 점이 불신을 키웠다. 한 달이 지나서야 언론에 의해 검출사실이 밝혀지자 유야무야 사태를 진정시키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정씨는 "검출 사실을 몰랐던 지난 한달 동안 이미 물을 마셔버렸다"며 "구체적 해결책도 없이 무조건 괜찮다고, 믿으라고 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주부 권모씨(55)도 "도대체 언제까지 생수를 사다먹어야 하는지, 언제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지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7살과 4살 두 아들을 기르는 김가영씨(36)도 "정수기조차 안 쓰고 생수를 사용한다"며 "아이들 때문이라도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생수를 사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27년 전 낙동강 페놀사태를 겪은 중장년층은 공포감이 더 크다. 1991년 구미시 두산전자에서 페놀 원액 약 30t이 낙동강에 흘러들었다. 이 물이 취수장까지 흘러 대구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며 식수 대란이 일어난 바 있다. 김씨는 "20년 전과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며 "지금으로선 시 발표도 믿기 힘들고 찝찝하다"며 "확실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문수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대구 시민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앞으로 수돗물 안전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는 월, 수, 금 매주 3차례 과불화화합물 검사 결과를 공개한다.

대구시는 '맑은 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취수원의 낙동강 상류 이전 등 먹는 물 안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논의가 필요한 구미시와 환경부는 다른 지역의 반발로 취수원 이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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