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무시해?" 피해망상에 흉기 휘두른 20대 男 '징역형'

 

 

法 "정신장애 치료·재범방지 필요"…치료감호 명령

 심한 우울증과 피해망상을 앓으며 호신용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던 중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오해해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안성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29)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2일 밝혔다.

과거 10년 동안 정씨는 우울증과 충동장애를 앓으며 항상 누군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흉기를 품고 다니던 정씨는 서울 강서구의 한 채소하역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동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흉기를 휘둘러 동료 A씨의 목을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5월21일 오후 채소하역작업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정씨는 배추 하역작업을 하던 도중 동료 B씨에게 "어차피 너는 도움이 안 되니까 다른데로 가라"는 말을 듣고 '또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분노했다.

화를 참지 못한 정씨가 주먹으로 옆에 있던 트럭을 강하게 내려치자 이를 본 다른 동료 C씨가 정씨에게 화를 냈고, 두 사람은 서로 욕설을 하며 싸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정씨가 품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들고 위협했지만 B씨는 이를 무시했다.

이때 A씨가 정씨에게 "다른 매장으로 가서 일하라"고 지시하자, 정씨는 '기다렸다가 B씨와 마저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튿날 새벽까지 B씨를 기다렸다.

새벽까지 정씨가 B씨를 기다리자 다른 동료 C씨는 정씨를 타이르며 집에 가라고 권했지만 정씨가 억지를 부리자 C씨는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모든 동료가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를 참지 못한 정씨는 다시 흉기를 꺼내 마구잡이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씨의 흉기는 애먼 A씨에게 향했다. 자신을 무시했다고 오해한 동료 B씨와 C씨는 흉기를 휘두르는 정씨를 보고 도망갔지만 A씨는 이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재판부는 "정씨는 사소한 다툼 끝에 격분하여 대화상대방도 아니었던 A씨에게 깊은 상해를 입혔다"고 판시하면서 "정서적 불안감과 자신에 대한 무가치함, 비관적 사고, 과민반응 등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정씨의 치료와 재범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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