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다니던 유커 사라진 제주, 한달살기·체험관광 붐

 

 

 

[중국의 경제 압박, 이겨낼 수 있다] [2] 업그레이드 계기 맞은 제주도

시골까지 체험여행객 찾아오고 월150만원 돌담집 빌려 장기체류
제주 찾은 유커 75% 줄었지만 전체 관광객은 7% 감소에 그쳐
"중국 단체관광객 붐비던 제주가 여유있고 매력적인 모습 되찾아"



지난 2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 거리. 중국인 대상 식당과 상점이 밀집한 '중국인 거리'지만 중국인 관광객 4~5명만 보일 정도로 한산했다. 같은 시각 1㎞ 떨어진 '제주도민속오일시장'에는 렌터카 수백 대가 몰려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있었다. 관광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유명 카페·식당이 밀집한 구좌읍 월정리해변, 애월읍 한담해안도로 주변도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제주도 관광이 사드 보복을 계기로 저가 중국인 단체 관광에서 탈피해 체험형 개별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1~10월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68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75%(202만명) 급감했지만 전체 관광객 수는 7%(96만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내국인 관광객이 1138만명으로 전년보다 10%(107만명) 늘었고 홍콩(21%)·일본(8%) 등지의 관광객도 증가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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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커피수목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커피 생두를 자연 발효시켜 ‘커피와인’을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커피와인을 개발한 김영한씨는 “제주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라 커피에 관심 있는 관광객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 찾아오고, 온 김에 근처 맛집에 가거나 명소를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남강호 기자

 


중국인 감소로 타격이 불가피했지만, 빈자리를 한국·일본 관광객 등이 채운 덕에 충격이 예상보다는 작았다. 대형 면세점과 중국인이 운영하는 기념품점·식당·호텔에서 주로 돈을 쓰던 중국인과 달리 한국·일본 등 다른 국가 관광객은 산간 시골 마을까지 찾아가 지역민의 수익을 끌어올린다. 제주관광협회는 3월 이후 제주 시골 마을의 식당·펜션과 렌터카 업체 등의 매출이 10%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정집 빌려 장기 체류하고, 직접 와인 담그고 감귤 따는 체험형 관광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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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 /남강호 기자



중국인 쇼핑객만 기다리는 이른바 '천수답 관광' 대신 내국인 관광 비중이 커진 것에 대해 제주 여행업계에선 '오히려 잘된 일'이란 얘기도 나온다고 한다. 중국 단체 관광은 중국인 네트워크 속에서 이뤄져 제주 경제에 그렇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80~90%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통해 관광을 한다. 중국계 여행사들은 호텔·사후면세점·식당도 운영하며 수익을 가져간다.

반면 한국인 관광객은 제주 도민들이 운영하는 식당·명소에서 소비를 한다. 2일 오후 서귀포시 안덕면의 커피 농장에선 관광객들이 '제주 커피' 원두로 직접 커피를 내려보고, 커피로 만든 와인을 시음했다. 제주시 한림읍 산간의 성이시돌목장의 한 카페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면 2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볐다.

최근엔 장기 체류형 관광객도 늘며 관광의 부가가치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서울에 사는 이상화(40)씨 부부는 지난 한 달간 세 자녀와 함께 제주 구좌읍의 한 돌담집을 150만원에 빌려 '제주 한 달 살기' 체험을 했다. 최근 30·40대에 인기 있는 제주 여행 방법이다. 낮에는 해변에서 산책을 하고 밤엔 아이들과 별을 관찰하며 도시 생활의 피로를 날리고, 감귤을 직접 따서 간식으로 즐기기도 한다. 이씨는 "늘 중국인 단체 관광객으로 붐비던 제주가 여유를 되찾자 훨씬 매력적인 공간이 됐다"고 했다. 대부분의 '한 달 살기'용 주택들은 내년 하반기까지 예약이 찼을 정도로 인기다.

"개별 관광객 겨냥한 高부가가치 상품 개발이 활로"

이 같은 제주도의 변화에 대해 관광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은 필요하지만, 한·중 관계에 따라 오지 않을 경우에도 한국 관광 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실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국내 관광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면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고부가가치 관광 프로그램 확보가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병전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실장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625달러지만, 뷰티 관광은 2914달러, 전문 의료 관광은 9721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관광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아 등지로 항공 노선을 더 늘리고, 국가별 특성에 따른 현지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 관광객도 한국에 오는 다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훈 한양대 교수(관광경영학)는 "저가 쇼핑 관광객이 아니라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공연·축제 등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는 각 지자체가 지원해주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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