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수능 대신 공무원 시험… 교복 입은 그들, 왜 '공딩족'이 됐을까

 

 

연령제한 폐지 등 벽 낮아져
수학 등 9급 시험과목 된데다
대학에 가도 결국은 공시족 돼
"4년 일찍 꿈 이루는게 더 낫다"

작년 18~19세 응시자 3156명
인터넷 수강생 10代 비중 32%
최근 高1도 공무원 학원 다녀
학원들 고교생 위한 수업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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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스무 살이 되는 서울공고 3학년 이석준군은 대학에 가는 대신 공무원이 되기로 했다. 고3이 되자 수능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학교 선생님들도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게 현장 실습을 나가기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권유했다.

이군을 포함한 학생 10명이 선발돼 '공무원 시험 준비반'이 꾸려졌다. 선생님들은 돌아가며 자율학습 감독을 섰다고 한다. 매일 밤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시험공부를 한 지 1년, 이군은 지난 27일 '9급 일반전기직' 합격 연락을 받았다. 그는 "대학 생활을 못 누린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취업 스트레스를 안 받아도 되니 괜찮다"며 "1년 동안 일하고 군대를 다녀와서 대학에 가고 싶다"고 했다.

교복 입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늘고 있다. '공딩족(공무원+고딩, 공무원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란 말까지 생겼다. 지난해 9급 국가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에서 18~19세 응시자는 3156명이었다. 공무원학원 '에듀윌'에 따르면 인터넷 강의를 듣는 10대 수험생 비율은 1월 기준 2015년 10%에서 지난해 22%, 올해 32%로 꾸준히 늘었다.

수능이 끝난 요즘이 특히 대목이다. 노량진 학원 관계자는 "원래 대학생들을 상대로 겨울방학 단기 특강을 개설했는데 의외로 수능을 갓 치른 학생들이 많이 등록했다"며 "학생 상담보다는 부모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 학원 '김기남공학원' 조희장 기획관리실장은 "기술 직렬에 응시하는 고교생을 위해 방과 후 시작하는 수업을 따로 개설했다"며 "고등학교 1학년 학생도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이유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고교생 응시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공무원 시험 응시 연령 제한이 없어졌고 2013년부턴 수학·과학·사회 등 교과과목이 9급 공채 필기시험 과목으로 편입됐다.

캠퍼스의 낭만을 포기하고 공딩족이 되는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11월 수능을 치른 A양은 "수능을 못 봐서 재수를 할까 고민했었는데, 부모님과 상의해 공무원 학원에 다니기로 했다"며 "사촌 언니들을 보니 좋은 대학에 가도 결국 돌고 돌아 공무원 학원으로 돌아오더라. 되기만 하면 남들보다 4년 빨리 꿈을 이루는 셈"이라고 했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B군은 "대학에 가지 않고 현장에 취업해도 군대를 다녀오면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제대해도 여전히 내 책상이 남아 있는 게 공무원의 매력"이라고 했다. '어떤 공직자가 되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한참을 고민했다. "꼭 답해야 하나요? 빨리 돈도 벌 수 있고 부모님도 좋아하니까요. 일단 붙고 나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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