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다리 부종시술 후 난치병…담당의사는 이직, 병원은 ‘나몰라라’?

 

 

-심부정맥 혈전증 시술 후 극심한 고통 호소
-복합통증증후군 진단…담당 의사는 사표 낸 상태
-병원 측은 시간끌기…“차라리 소송 하라” 권유도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30대 여성이 다리 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시술을 받은 뒤 희귀난치병에 걸리는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담당 의사는 피해자가 항의하자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버렸다. 이에 병원 측은 몇 개월이 지나도록 시간 끌기만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모(37ㆍ여) 씨가 처음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왼쪽 다리에 심한 부종이 있어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선 ‘심부정맥 혈전증(DVT)’ 진단을 내렸다. 하지 정맥에 피가 굳어 혈전이 생기는 병이었다. 김 씨는 곧바로 입원해 이틀간 혈전 용해술, 혈관 조영술,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다. 그런데 시술 후 김 씨의 왼쪽 발가락 3개와 발 외측과 뒤꿈치에 감각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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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가 수술 후 입원했을 때의 모습. 시술 직후부터 계속된 통증이 이상했지만 난치병이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독자제공]


그는 시술 첫날부터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처음 관을 꽂을 때 온 몸이 찌릿한 느낌이 들어 시술을 못하겠다고 소리쳤다. 그 아픔이 신경을 건드려 생긴 것이라곤 당시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둘째 날 시술을 받은 후에도 김 씨는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김 씨는 자신의 불안한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시술 부위 드레싱을 하면서 알게 됐다. 김 씨 다리를 소독하던 레지던트가 “이거 빼는 거 확인 제대로 안 했어?”라고 소리쳤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신호였다. 이후 담당 레지던트는 김 씨에게 사과했다. 레지던트는 “제거해야 할 주사 바늘을 하루 만에 제거해야 하는데, 하루를 더 꽂은 채로 있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 실수가 김 씨의 감각 이상에 영향을 주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퇴원 후에도 김 씨의 다리는 계속 붓고 마비가 된 것처럼 무뎌졌다. 극심한 통증도 계속됐다. 결국 김 씨는 올해 1월 다른 병원에서 ‘복합통증증후군(CRPS) 2형’ 진단을 받았다.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이 따른다는 희귀난치병이었다. 근전도 검사 결과 왼쪽 발 신경손상과 운동신경 이상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김 씨가 다친 신경은 매우 가늘어 일반적인 충격에 의해서 생길 수 없다. 뾰족하고 섬세한 것에 다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경의 손상은 현대 의학적으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고 신경 스스로 오랜 시간에 걸려 재생하는데 100%의 재생률 또한 장담하기 힘들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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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의 체혈검사지. 그의 왼발은 통증을 나타내는 열 수치가 현저히 높다. 결국 희귀난치병인 복합통증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독자제공]


김 씨는 시술을 직접 했던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찾았지만 계속 만나지 못했다. 병원 측에선 “의사가 해외연수 중이다”, “휴가 중”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김 씨는 3월에서야 담당의사가 4월부로 병원을 그만둔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재 의사는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의사가 퇴사를 하면서 보상의 길 역시 막막해졌다. 병원 측은 김 씨에게 “어느 병원으로 옮겨 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우리도 막막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해당 교수님이랑 면담을 했었지만 의사는 잘못이 없다고 끝까지 인정을 안 했다. 조사를 하려고 할 때 답변을 미루다가 결국 퇴사를 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의무기록지를 확인한 결과 시술 둘째 날 실제 시술한 의사와 의무기록지에 기록된 의사가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의료법 위반’이라고 따졌지만, 병원 측은 “별 문제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법대로 처벌 받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차라리 소송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병원의 한 직원은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절차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보상 금액 등에 대해서 법원의 판결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는 큰 병원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기 두렵고 소송에 드는 비용을 감수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 

현재 병원 측은 김 씨의 부작용이 생길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김 씨가 시술로 신경병증이 생길 이유가 없다. 환자가 호소하니 도의적으로 보상을 해주려고 김 씨에게 병원에 와보라고 했지만 그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계속되는 통증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다. 그는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난치병을 얻었다. 제 발로 그 병원을 찾아간 자신이 제일 원망스럽고 가족에게 평생 죄인인 심정으로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버린 저들에게 누가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환자의 고통을 너무나도 떳떳하게 외면하는 그들은 절대 권력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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