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kg서 80kg…줄어든 몸무게만큼 인생이 달라졌다

 

 

[더,오래] 인생환승샷(38) 체중 감량 후 다시 찾은 꿈, 양희원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환승해야 할 때와 마주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퇴직해야 하죠.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서도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실패한 뒤 다시 환승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인생 환승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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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미국에 있을 당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 사진은 최근 찍은 사진이다. [사진 양희원]
 


2004년 초등학교 4학년, 나에게 큰 변화가 있었다. 미국에 이민을 하게 된 것이다. 미국 음식에 길들어 살이 많이 찌고 뚱뚱하게 살아왔다. 7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 행복한 한국생활을 준비하는 중 갑작스럽게 아버지께서 사고로 돌아가셨다. 집안의 가장이 된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지만,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미술이 전공이었던 나는 집안 사정상 영어를 전공으로 택해 대학에 갔다. 그동안의 고생 때문인지 학교 다니면서부터 학교에 집중한다는 핑계로 일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대학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그렇게 학업과 일을 포기한 채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살이 더욱 많이 쪘다. 

밖에 돌아다니거나 누구를 만나는 것조차 싫었고, 심지어 사람들의 시선조차 싫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는 출석 정도만 하는 아웃사이더가 됐다. 그렇게 내 인생 최고의 몸무게인 116kg을 찍었다.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성격은 점점 부정적으로 변해 매일 엄마, 동생들과 자주 싸웠다. 미술의 꿈이 사라진 나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때 시장에서 2명의 소년을 보았다. 겨울이었는데 장사하던 어머니가 아파 대신 리어카를 끌고 오는 어린 초등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을 보니 가족의 얼굴이 떠올랐다.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 첫걸음으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이어트를 하던 중 어머니의 빚 독촉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돈이 급해 일을 구하려고 했지만, 초고도비만인 나에게 그 또한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결국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택배 상·하차였다. 쉬운 선택이 아니었지만 받아주는 곳은 택배회사뿐이었다. 천식을 앓고 있는 나에게 겨울 택배 상·하차는 생명에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당장 돈을 벌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악착같이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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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 근무중 찍었다. [사진 양희원]
 


그렇게 몇 달 택배 일을 하다가 응급실에 갈 정도가 되자 어머니께서 일을 그만두라고 말리셨다. 때마침 남동생의 제안으로 PC방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기쁜 마음으로 일하면서 다이어트를 이어나가 몸무게를 11kg 감량했다. 

개강 후 학교생활도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고 나에겐 점점 좋은 사람들이 생겼다. 그러다 여자친구도 생겨 살을 빼려는 마음은 더욱더 커졌다. 여자친구와 운동을 같이 하니 90kg 후반이 됐고,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으로 어느새 80kg 후반을 돌파했다. 또 여자친구의 권유로 여름방학 때 고등학생들에게 영어 회화수업을 가르쳤다. 살이 빼려 노력하자 자연히 내 삶은 더 나아졌다. 

몸무게가 80kg 초반이 되어 지금까지 35kg을 감량했다. 나에게 새로운 꿈과 도전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몸무게 75kg 달성과 함께 나와 같은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웃음, 재미와 감동을 주는 동기 유발자가 되는 것이다. 즉, 크리에이터가 되어 나의 변화를 공유할 수 있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 

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이다. 가난을 극복하고 나의 잠재력을 끌어내 꼭 성공할 것이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될 수는 있다. 내게 용기와 힘을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또 내 사연이 여러 사람에게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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