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에 불질러 보험금 67억원 타낸 원양업체 대표 구속

 

 

조업부진에 남아공 정박한 원양어선에 방화 지시하고 알리바이 꾸며

선박 화재보험금 역대 최대 규모…방화범 등 3명 구속·5명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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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휩싸인 원양어선(서울=연합뉴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대형 원양어선에 일부러 불을 질러 화재보험금 67억 원을 타낸 원양업체 대표 등을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2016년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 중인 원양어선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연합뉴스]



 자신이 보유한 대형 원양어선에 일부러 불을 질러 화재보험금 67억원을 타낸 원양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현주선박방화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모 원양업체 대표 A(78)씨, 전 계열사 대표 김모(72)씨, A씨의 고향 후배인 이모(60)씨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또 경찰은 화재원인을 전기 누전으로 둔갑시킨 손해사정사 직원 강모(65)씨와 원양업체 직원 3명, 이씨의 도피 행각을 도운 차모(50)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한 중견 원양업체 대표인 A씨는 2013년 6월 연식이 40년 된 4천t급 원양어선 1척을 180만달러(약 19억원)에 사들였다.

A씨는 이 선박의 국적을 바누아투공화국으로 등록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근 해역에서 조업에 나섰지만, 거금을 들여 산 배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조업이 부진해 매년 6억원씩 적자가 발생하자 A씨는 김씨, 이씨와 함께 선박에 고의로 화재를 내고 사고로 둔갑시켜 보험금을 타내기로 했다.

A씨는 보험금을 타내 냉동공장을 설립한 뒤 공동 운영하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김씨와 이씨에게 성공 사례비로 보험금의 10%를 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2016년 9월 원양어선이 정박해 있는 남아공 케이프타운 항구를 찾아가 배에 불을 붙이려 했으나 선박 규모가 워낙 큰 탓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돌아왔다.

같은 해 10월 21일 다시 남아공을 방문한 이씨는 열흘간 이 배에 승선해 선박 구조를 파악하는 등 범행 계획을 세웠다. 이어 11월 2일 오전 5시께(현지시간)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이씨는 어분실 등 두 곳에 인화물질이 잔뜩 묻은 헝겊을 겹겹이 깔아놓은 뒤 양초 3개를 한 묶음으로 만들어 세우고 불을 붙인 뒤 현장을 떠났다. 양초가 타들어 가기 시작한 지 5시간 만에 불길은 헝겊에 옮겨붙었고 곧 선박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남아공 현지에서 화재 발생 신고가 접수된 것은 같은 날 오전 10시께였다. 그 시각 이씨는 케이프타운 공항에서 오전 10시 30분 출발하는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화재 발생 이튿날 한국의 보험사로 피해신고가 접수됐고 보험사는 이듬해 1월부터 7월까지 보험금 67억원을 7차례에 나눠 지급했다. 이는 국내 보험업계에서 선박 화재로 지급된 가장 큰 액수의 보험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전 이 선박의 보험 가입금액은 100만 달러에서 600만 달러로 갑자기 증액돼 보험사기가 의심됐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는 터라 보험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험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원양업체를 2년 전 퇴사한 손해사정사 직원 강씨는 선박 화재를 조사하며 직원들과 말을 맞춰 화재원인을 전기 누전으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얼핏 완벽범죄로 보였던 이들의 범행은 한 제보자의 공익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신고를 접수한 보험사는 올해 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 5월 21일 방화범 이씨를 검거했으며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해외에서 발생한 보험사기 범죄를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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